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 노키아, 모토로라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마트폰 업체들이 비운의 결과를 맞이했습니다.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널리 쓰였던 피처폰은 한번 구매하면 A/S를 제외하면 별다른 사후지원이 필요없었고 운영체제도 현존하는 스마트폰 OS보다 훨씬 가볍고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 덕분에 개성 넘치는 다양한 모델이 출시될 수 있었죠.
LG전자는 피처폰 시대를 풍미했던 싸이언(CYON)이라는 걸출한 휴대폰 브랜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초콜렛폰, 샤인폰 등 다양한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괜찮은 제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달랐습니다. 무조건 제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주어야했고 타 제조사와는 차별화 된 서비스도 제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더 이상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서 무조건 팔리는 제품이 아니게 된 것이죠.
게다가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경쟁사보다 늦게 진입했습니다. 피처폰 판매실적이 여전히 높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피처폰을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승부를 봅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던 2010년에 출시된 LG Maxx라는 제품은 피처폰치고는 꽤 고성능이었고 풀터치 디스플레이에 풀브라우징 인터넷까지 지원하는 제품이었지만 이미 대세는 스마트폰으로 넘어간 이후였습니다.
LG전자는 결국 피처폰을 포기하고 스마트폰으로 넘어갑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키는데 일조한 옵티머스 원, 회장님폰으로 사활을 걸고 만들었던 옵티머스G와 후속작 G2 등 기억에 남는 괜찮은 스마트폰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G시리즈의 4번째 모델인 G4는 퀄컴 스냅드래곤810의 발열 문제로 인해 한단계 낮은 808 칩셋을 적용하여 성능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지금 봐도 과감하게 착탈식 모듈 시스템을 채용한 G5는 꽤 신기하긴 했지만 모듈로 인한 만듦새 문제와 한정적인 모듈(LG에서 내놓은 2가지 모듈이 전부였습니다.)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외장 DAC를 적용하고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V 시리즈가 출시되어 차별화된 멀티미디어 경험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V 시리즈의 특화 기능들이 G 시리즈에도 적용되며 라인업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그저 화면 큰 G 시리즈의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10년간 지속되었던 G, V 시리즈가 폐지되고 피처폰 시절과 같이 제품 특장점을 강조하는 펫네임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물방울 카메라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무난한 제품인 벨벳이 먼저 나오고 하반기에는 가로본능을 연상시키는 회전 스크린을 적용한 윙이 출시되었습니다.
지금도 벨벳을 사용하고 있는데 LG전자의 명성(?)과는 다르게 모든 면에서 무난하고 부족한 부분이 드물었던 모델이라 처음 받았을 때 꽤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수년간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시장 점유율과 매출은 점점 낮아지고 적자는 누적되고 있다고 합니다.
내일(5일) LG전자 MC사업본부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언론에서는 철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긴 한데 결과는 나와봐야 알듯 합니다. 과연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앞으로도 출시될 수 있을까요? 내일 공식 발표를 확인하고 관련된 소식을 가지고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