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018년에 발표한 네이버 홈 화면의 구상은 그럴 듯 했다. 네이버의 상징과도 같은 네모난 연두색 검색 창은 그대로 두되, 뉴스가 전면을 차지하는 구성에서 벗어나 구글과 같은 검색창만 달랑 있는 화면을 채택하겠다는 것이었다. 네이버는 그들의 홈 화면을 ‘그린닷’이라 명명했는데, 화면 하단에 있는 초록색 동그라미로 다른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는 그동안의 첫 화면이었던 뉴스의 정치적 편향성과 인터페이스의 측면에서 더욱 깔끔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2018년 11월부터 추첨 선정된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개편된 네이버 앱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베타 테스터로 선정되지 못한 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미리 네이버의 새로운 화면을 체험해왔으나, 아무래도 스마트폰이 주가 되는 모바일 검색 앱을 지나치게 큰 화면에서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던 와중 네이버의 iOS 버전도 베타 테스트를 거쳐 모든 사용자에게 그린닷이 포함된 새로운 화면을 탑재한 앱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2월 8일에 그들은 이전 화면과 새 화면을 번갈아가면서 사용 가능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설정을 통해 이전 화면과 새로운 화면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사용자를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다만 이렇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들 거면 굳이 새로운 화면을 발표한 이유를 무색케 하는 느낌도 들었다.
첫 화면을 깔끔하게 만들려 한 노력은 보이나, 광고와 날씨 정보는 포기할 수 없었나 보다.
기존의 취지와는 사뭇 다른, 그린닷에서 옆으로 스와이프만 하면 바로 볼 수 있는 뉴스 화면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런 식으로 만들 거면 굳이 설정에서의 기존 화면과 새 화면 선택이 필요했을까.
네이버의 첫 화면 실험은 베타 테스트 기간을 근 반 년 써버렸음에도, 여전히 베타 초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네이버 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네이버 앱을 사용하게 만들어 모든 인터넷 활동을 네이버에서 가능하게 하려는 전략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기존 사용자에 의존해 신규 사용자를 늘리려는 생각이 없어보인다. 포털 사이트 점유율에만 앞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신뢰도 낮은 블로그 글이나 이름부터 이상한 VIEW부터 띄우는 검색 기능의 개선이 아닐까.
해당 포스트는 테크 매거진 스마트셀렉트에 게시되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