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이코스 온(IQOS ON) 패키지 렌탈 프로그램에 가입했을 당시에는 아이코스 멀티를 주력으로 사용하려고 했었다. 연사가능한 최초의 아이코스, 슬림한 디자인에 기인한 휴대성은 아이코스 멀티가 2019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코스 멀티는 아이코스3 배터리가 없을 때 사용할만한 보조기기의 느낌이 강했다. 릴을 견제하려고 급조한 느낌도 들었고.
아이코스 멀티에 실망한 필자는 올 한해 여러 기기를 거쳤다. 릴 하이브리드부터 쥴, 몬스타엑스까지. 하지만 이들 기기는 아이코스만큼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찌는 냄새가 훨씬 덜한건 좋았지만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필자는 죠즈20S의 한국 출시 소식을 접하게 된다. 3단계 온도조절 시스템, 과거 아이코스2.4가 시도했던 블루투스 전용앱 연동기능, 펌웨어 업데이트 등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가 갖추지 못한 첨단 기능을 대거 수용했다.
죠즈코리아는 죠즈20S 공개와 함께 기존 죠즈20과 12를 세븐일레븐과 하이마트로 유통망을 넓히기 시작했다. 신제품 출시까지 기다리려고 했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죠즈20을 먼저 사용해보기로 했다.
언박싱을 진행할까했지만 지난 1월에 출시한 제품이라 이미 많은 블로거와 유튜버들이 언박싱과 리뷰를 진행한 상태라서 패스했다.
둥글둥글한 바디 디자인도 깔끔하고 예쁘지만 캡과 바디를 연결하는 부분의 크롬 테두리와 삽입부 주변을 금속으로 라운딩 처리한 점은 죠즈20을 더욱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고 불리는 아이코스 디자인을 오징어로 만드는건 덤.
USB-C가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5핀 단자를 채용한 점은 아쉽다. 물론 죠즈20이 출시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점, 여전히 5핀 단자를 사용하는 디바이스가 현존하는 부분을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후속기인 죠즈20S 마저 5핀 단자를 채용했다는 사실은 원가절감을 위한 꼼수라고밖에 이해할 수 없다.
죠즈는 아이코스나 KT&G와 달리 전용 궐련을 판매하지 않는다. 전자담배 산업이 디바이스보다 궐련 판매를 통한 수익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대목. 하지만 죠즈가 히츠와 호환되지 않았다면 한국과 일본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디바이스는 차치하더라도 히츠는 여전히 궐련형 전자담배의 알파이자 오메가임은 분명하다.
며칠 간 죠즈20을 사용해보며 느낀 결론은 죠즈20이 아이코스 멀티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완벽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 갑 분량을 사용할 수 있는 넉넉한 배터리, 일정한 온도조절 시스템(체감은 못했다.), 20연타가 가능한 혁신적인 연사기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고 예쁜 디자인은 선발주자인 아이코스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다.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많은 일본 기업들의 국내매출이 급감했다. 그리고 죠즈 또한 일본기업이다.
죠즈코리아에 문의해본 바로는 죠즈20과 12의 후속기가 8월 중 출시된다고 한다. 제품공개는 진작했지만 아무래도 7월 출시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광복절에 출시하는 자살행위는 하지 않길. (2021년 3월 28일 내용추가 // 죠즈는 중국업체입니다.)
리선생의 한줄평
아이코스 멀티를 능가하는 최고의 궐련형 디바이스, 하지만 후속작을 리뷰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